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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낙엽에 언론인의 길을 듣다
- 유수빈
- 조회 : 727
- 등록일 : 2015-11-21
낙엽에 언론인의 길을 듣다 | ||||||
[글케치북] 가을의 끝자락에 배운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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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 잔디밭에 누워있다. ‘가을 느끼기 야외수업’ 중인 그는 취업 준비생이다. 엄밀히 말해 대학원생이지만 언제든 대학원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자만 되면 석사가 아니어도 좋다. 내년 가을에는 반드시 이곳을 떠날 것이다. 이번 가을 기자가 되어 고별사로 이별했던 선배 봉처럼. 누운 그의 머리 위로 햇볕이 쏟아진다. 얼굴을 때리는 강렬한 햇살에 눈을 감는다. 언론인이 되는 길은 저 해만큼 멀리 있다. 소설과 시를 쓰며 대학생활을 보냈던 그에게 ‘사실’ 중심의 글쓰기는 힘에 부치다.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강의 ‘글’, 최의 ‘스펙’, 기의 ‘박학다식’, 구의 ‘논리’, 문의 ‘정보공개청구 능력’이 그를 짓누른다. 신들의 전쟁에 낀 무능한 인간이 된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