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교과서 국정화" 보도와 에펠탑 효과
- 이명주
- 조회 : 749
- 등록일 : 2015-11-23
"교과서 국정화" 보도와 에펠탑 효과 | ||||
프라이밍으로 본 조선일보의 국정화 교과서 보도 | ||||
| ||||
10월 중순, 사람들이 대통령을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바로 ‘국정화 교과서’다. 10월 첫째 주 갤럽 설문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물을 때만 해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은 ‘외교/국제 관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은 ‘경제정책’을 각각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10월 둘째 주, 부정적 평가기준 1위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등장한다. 셋째 주에는 그 비율이 22%로 오른다. 덩달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비율(47%)이 긍정적 평가 비율(41%)을 넘어서게 된다. 첫째 주까지만 해도 없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갑자기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라이밍 효과 때문이다. 프라이밍은 특별히 강조되거나 시간상으로 먼저 제시된 특정 자극이 두뇌 속 연산망을 점화시켜 추후의 다른 정보를 특정한 방향으로 처리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언론은 프라이밍을 통해 특정한 사안을 부각시켜 대중으로 하여금 그 사안을 기준으로 다른 사안을 판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아젠다 세팅이 ‘무엇을 생각할지’, 프레이밍이 ‘어떻게 생각할지’ 제시해 여론을 움직이는 것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프라이밍은 누적효과를 만들어 낸다. 히틀러는 라디오를 염가에 보급한 후 반복적으로 연설을 방송해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터키어와 중국어를 미국인에게 노출한 결과 많이 접촉한 나라에 더 호감을 느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프라이밍 효과는 ‘에펠탑 효과’라고도 불린다.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건설한 에펠탑이 초기에는 시민들의 강한 거부감으로 철거 위기까지 몰렸지만 오랜 노출로 이제는 프랑스의 상징으로 사랑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언론은 프라이밍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사 수로 ‘물량공세’를 하거나 칼럼이나 사설로 뒷받침해 논조를 강화한다. 1면에 내보내거나 톱으로 올리는 등 편집을 통해 프라이밍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교과서 국정화’라는 사안에 대한 보도도 프라이밍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10월 1~24일 동안 <조선일보>의 국정화 교과서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