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조메뉴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창의적인 예술인! 능동적인 전문인! 자유로운 지성인!연기예술학과

본문 시작

공지사항

[소식]세대 불문 함께 즐기는, '제2회 29아나 관람전'. 세명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지원

  • 연기예술학과
  • 조회 : 2127
  • 등록일 : 2021-07-19

[리뷰] 우리의 친구였던, 그들의 친구였던 우리 이야기, 연극 '인보씨 뭐해?'

-세대 불문 함께 즐기는 연극제, '제2회 29아나 관람전'


external_image

사진 / 연극 '인보씨 뭐해?' 극단 산해진미


얼마 전 친구들과 줌(zoom)으로 모임을 했다. 우리는 같은 대학 같은 과 절친들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주 만났지만, 하나둘 결혼을 한 후엔 흔한 말로 사는데 바빠 수년 간 연락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 게다가 아이를 낳고부터는 몇 년에 하지 한 번 생사를 확인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제 우리는 어엿한 중년이 되었고 아이들도 다 커서 얼굴 좀 보고 사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한 친구가 가족과 함께 튀니지로 가게 된 것이다. 남편 일 떄문에 길게 4년까지 내다보고 가는 것이라 이번엔 꼭 얼굴을 보자고 뜻을 모았다. 사실 얼굴을 보면 좋고 못 본다 해도 크게 섭섭하지 않았다.

심각하게 싸운 일도 없었고 얼굴 봐서 불편할 사건도 없었지만 십 수 년을 데면데면하고 살다 보니 친구니까 그립거나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그 친구들은 0.1% 정도의 지분ㅂ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았다. 무대 위 인보 씨 집에 모인 네 명으 ㅣ친구들을 보고서야 '친구'라는 빛바랜 단어를 끄집어 낼 수 있었다.


'친구'라는 빛바랜 단어


연극 '인보씨 뭐해?'는 '제2회 29아나 관람전'의 첫 번째 작품이다. '29아나 관람전'은 20대에서 90대까지 나이를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2020년 민송아트홀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올해에도 세명대학교 후원으로 6주 간 6개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첫 작품으로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소재인 '친구'를 선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인보 씨 집에 모인 네 명의 친구들은 인보 씨의 절친들이다. 주인도 없는 집에서 이 네 명의 친구들은 왜 이렇게 시끌벅적한 만남을 갖고 있는 걸까? 커피를 기가막히게 타는 맥심이, 49금 대화를 천연덕스럽게 하는 우쓰(우주 쓰레기), 나이 들어도 기죽지 않는 터프걸과 그녀의 터프함을 사랑한 절친이자 남편, 이 네 사람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 청춘 시절 추억을 되짚어간다.


인보 씨의 존재는 그의 부재만큼 얄팍했다.


사실 이들은 죽은 인보 씨의 유춤을 정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유품 정리하는 상황치곤 무척 신나고 정신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초등학생으로 돌아가듯 네 명의 친구들을 청춘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하지만 그들의 추억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인보 씨의 존재는 인보 씨의 부재만큼 얄팍했다.

인보 씨는 친구들에 기념일을 촬영한 화면 너머에 목소리로만 존재한다. 밀린 공과금 청구서와 바닥난 보증금처럼 인보 씨의 존재는 현실에 남아 있지 않았다. 새털처럼 가벼운 인보 씨 존재는 친구들에게 남겨진 컴퓨터 하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까? 도대체 인보 씨는 그들에게 어떤 친구였을까?


external_image

사진 / 제2회 29아나 관람전


미안함을 전하기에 늦어버린 친구들의 너무 늦은 깨달음


시간이 흐를수록 애써 포장했던 친구들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옷 한 벌 변변치 않은 인보씨의 유품을 정리하며 친구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린다. 우리가 살면서 친구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사는 것처럼 그들도 그러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사는 것이 힘들어서 돌보지 못했던 관계, 힘든데 괜찮은 척 말하지 못했던 관계, 너무 가까워서 비수가 될 말을 생각 없이 던졌던 관계, 그게 친구였다. 돌아와 미안하다고 말하기 너무 늦어버린 네 명의 친구들은 정말 너무 늦게 꺠닫는다. 인보 씨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연극은 소박한 단막극이다. 처음의 미세한 어색함은 공연 시간을 채워갈수록 합이 맞아간다. 단 나흘 간 공연이란 아쉬운 기간인 것 같다. 스크린을 통해 회상되는 젊은 시절 추억은 이젠 너무 익숙한 장치지만 효과가 그만한 것도 없지 싶다. 무엇보다 코로나 4단계란 상황 속에서 여섯 편의 단막극이 무사히 마무리되었으니면 좋겠다. 소박한 우리의 삶이 계속되어야 하듯 연극도 계속돼야 하니까 말이다.


[표시작]제2회 29아나 관람전


공연장소 : 대학로 민송아트홀 1관

티켓가격 : 전석 3만원

티켓예매 : 플레이티켓

공연문의 : 010-7122-6945


'유리 동물원'

공연날짜 : 7.22(목) - 7.25(일)

공연시간 : 목-금 19:30 / 토 15시, 18시 / 일 15시

제작 : 아티스트그룹 숨

작 : 테네시 윌리엄스

연출 : 오기택

출연 : 서진희, 권소희, 최상석, 김건희


'서교수의 양심'

공연날짜 : 7.29(목) - 8.1(일)

공연시간 : 목-금 19:30 / 토 15시, 19시 / 일 15시

제작 : 극단 춘추

작 : 김영무

연출 : 송훈상

출연 : 서동호, 민국장, 구여사, 박인식, 강인욱, 안연실, 이주간, 서주미


'우리는 살아있습니다.'

공연날짜 : 8.5(목) - 8.8(일)

공연시간 : 목-금 19:30 / 토 15시, 19시 / 일 15시

제작 : 극단 동감

작 : 김여진

연출 : 진성웅

출연 : 조강현, 이우진, 신윤철, 정우진, 전지윤, 이지혁


'매일의 공기'

공연날짜 : 8.12(목) - 8.15(일)

공연시간 : 목-금 19:30 / 토 15시, 19시 / 일 15시

제작 : 극단 수평선

작 : 박다시

연출 : 김민혁

출연 : 전성열, 이태관, 김도담, 정의진, 박유진, 이정서, 유정민


'기억의 지속'

공연날짜 : 8.19(목) - 8.22(일)

공연시간 : 목-금 19:30 / 토 15시, 19시 / 일 15시

제작 : 극단 우로보로스

작, 연출 : 김영미

출연 : 허부영, 오일영, 송숙희, 최운학, 이영은, 이수진, 이동근


민중의소리. 객원기자 이숙정. 발행 2021-07-19

  • 담당부서 : 연기예술학과
  • 담당자 : 정지원
  • 연락처 : 043-649-1733
  • 최종수정일 : 2024-10-26
만족도조사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시나요?